대리코드 완벽 해부: 원리부터 기타 실전까지
C – Am – F – G 진행을 백 번쯤 쳤을 때 느끼는 그 권태로움. 분명 틀린 건 없는데 뭔가 빠진 느낌. 프로 연주자들의 코드 진행은 같은 키인데도 왜 그렇게 풍성하게 들릴까요?
그 비밀의 열쇠가 바로 대리코드(Substitute Chord)입니다. 대리코드는 원래 코드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색다른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화성학적 도구입니다. 재즈, 네오소울, 팝 발라드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점이죠.
이 글에서는 대리코드의 본질적 정의부터 세 가지 유형별 작동 원리, 그리고 일렉기타 지판 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연습법까지 체계적으로 다룹니다.
📌 (핵심 요약)
- 대리코드란: 원래 코드와 같은 화성적 기능을 가진 대체 코드
- 핵심 조건: 최소 2개 이상의 공통음 + 동일한 기능(T/SD/D)
- 3대 유형: 기능 대리(같은 기능군), 트라이톤 대리(V7 대체), 모달 인터체인지(평행조 차용)
- 기타 연습: ii-V-I 진행에서 V7을 bII7로 교체하는 것부터 시작
- 핵심 주의점: 멜로디와 b9 충돌, 마이너 코드에서 #11 충돌 회피
📑 목차
- 대리코드란 무엇인가: 정의와 본질
- 대리코드가 성립하는 조건: 공통음과 기능
- 대리코드의 세 가지 유형
- 각 유형별 상세 분석과 예시
- 일렉기타 실전 연습법
- 대리코드 적용 시 반드시 피해야 할 실수
- 자주 묻는 질문(FAQ)
1. 대리코드란 무엇인가: 정의와 본질

대리코드(Substitute Chord)는 원래 진행에 있던 코드를 동일한 화성적 기능을 가진 다른 코드로 교체하는 기법입니다. 핵심은 ‘교체’가 아니라 ‘기능 유지’에 있습니다.
화성학에서 모든 코드는 세 가지 기능 중 하나를 담당합니다:
대리코드의 본질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이렇습니다: “청자가 원래 코드가 있어야 할 자리임을 인식하되, 예상과 다른 색채를 경험하게 만드는 것.”
💡 핵심 인사이트
대리코드는 단순히 “다른 코드로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원래 코드의 화성적 역할(기능)을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다른 코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기능에 대한 이해 없이 대리코드를 쓰면 진행이 무너집니다.
2. 대리코드가 성립하는 조건

아무 코드나 대리코드가 될 수 없습니다. 대리코드로 기능하려면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 1: 공통음(Common Tone)의 존재
원래 코드와 대리코드 사이에는 최소 2개 이상의 공통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 공통음이 청자에게 “같은 계열”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줍니다.
조건 2: 동일한 기능(Function)
공통음이 있더라도 기능이 다르면 대리코드가 아닙니다. C Key에서 CMaj7(토닉)과 FMaj7(서브도미넌트)은 C와 E라는 공통음이 있지만,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대리 관계가 아닙니다.
| 기능군 | 포함 코드 | 공통 특성 |
|---|---|---|
| 토닉 (T) | I, iii, vi | 4도(F) 미포함, 안정감 |
| 서브도미넌트 (SD) | ii, IV, V7sus4 | 4도(F) 포함, 부유하는 느낌 |
| 도미넌트 (D) | V7, vii° | 트라이톤(B-F) 포함, 강한 해결 욕구 |
조건 3: 멜로디와의 호환성
이론적으로 대리 가능해도 멜로디와 충돌하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특히 b9 음정(반음 관계)과 마이너 코드 위의 #11은 심각한 불협화음을 만들어 코드의 기능 자체를 파괴합니다.
⚠️ 치명적 충돌 예시
멜로디가 F음일 때 Am7(A-C-E-G)으로 대리하면, F와 E 사이에 b9 관계가 형성됩니다. 이 불협화음은 Am7의 마이너 성격을 완전히 파괴하여, 청자는 “틀린 코드”로 인식합니다. 반드시 멜로디 음을 확인한 후 대리코드를 선택하세요.
3. 대리코드의 세 가지 유형

대리코드는 작동 원리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각 유형은 서로 다른 음향적 효과와 적용 맥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 유형 | 영문명 | 핵심 원리 | 사운드 특성 |
|---|---|---|---|
| 기능 대리 | Simple Substitution | 같은 기능군 내 교체 | 부드러운 색채 변화 |
| 트라이톤 대리 | Tritone Substitution | V7을 bII7로 교체 | 재즈적 긴장감, 반음 하행 |
| 모달 인터체인지 | Modal Interchange | 평행조 코드 차용 | 어둡고 감성적인 색채 |
4. 각 유형별 상세 분석

4-1. 기능 대리 (Simple Substitution)
가장 기본적이고 안전한 대리코드입니다. 같은 기능군 내의 코드끼리 교체하기 때문에 진행의 방향성이 유지됩니다.
✅ 기능 대리 공식
- I ↔ iii ↔ vi: 토닉 기능 상호 대리
- ii ↔ IV: 서브도미넌트 기능 상호 대리
- V7 ↔ vii°: 도미넌트 기능 상호 대리
실전 예시 (C Key):
기능 대리의 가장 큰 장점은 리스크가 낮다는 점입니다. 기능이 동일하기 때문에 진행이 어색해질 가능성이 적습니다. 처음 대리코드를 연습한다면 이 유형부터 시작하세요.
4-2. 트라이톤 대리 (Tritone Substitution)
재즈 화성학의 핵심 기법입니다. 도미넌트 7th 코드를 루트에서 트라이톤(증4도/감5도) 떨어진 다른 도미넌트 7th로 교체합니다.
💡 트라이톤 대리가 작동하는 이유
도미넌트 7th의 긴장감은 3rd와 7th가 만드는 트라이톤 음정에서 나옵니다. G7의 트라이톤은 B(3rd)와 F(7th)입니다. 그런데 Db7도 동일한 트라이톤을 가집니다: F(3rd)와 Cb/B(7th). 두 코드가 같은 트라이톤을 공유하기 때문에 해결 기능이 동일합니다.
실전 예시 (ii-V-I 진행):
트라이톤 대리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반음 하행 베이스 라인입니다. 위 예시에서 베이스가 D→Db→C로 크로매틱하게 움직이면서 세련된 재즈 사운드가 완성됩니다.
🎯 트라이톤 대리 빠른 계산법
V7 코드의 루트에서 +6반음(또는 -6반음) 이동하면 트라이톤 대리 코드입니다.
예: G7 → G + 6반음 = Db → Db7
예: A7 → A + 6반음 = Eb → Eb7
4-3. 모달 인터체인지 (Modal Interchange)
평행조(같은 으뜸음을 가진 다른 조성)에서 코드를 빌려오는 기법입니다. C Major에서 연주하다가 C Minor의 코드를 가져와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모달 인터체인지의 핵심은 색채 변화입니다. 메이저 키의 밝은 분위기에 마이너 키의 어두운 코드를 삽입하면, 마치 햇살 가득한 방에 그림자가 스치는 듯한 감성적 효과가 생깁니다.
✅ C Major에서 자주 쓰이는 모달 인터체인지 코드
| bVII | Bb 또는 Bb7 | C Natural Minor 차용 |
| bVI | AbMaj7 | C Aeolian 차용 |
| bIII | EbMaj7 | C Aeolian 차용 |
| iv | Fm7 | C Minor 차용 (IV를 대리) |
| i | Cm7 | C Minor 차용 (I를 대리) |
실전 예시: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많은 K-POP 발라드에서 이 기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bVI → bVII → I 진행은 “영화 같은 사운드”의 정석입니다.
5. 일렉기타 실전 연습법
이론을 지판 위에서 소화해야 진짜 내 것이 됩니다. 아래 연습을 순서대로 진행하면 대리코드가 손에 익을 겁니다.
연습 1: 기능 대리 – I/vi 교체 연습
연습 2: 트라이톤 대리 – ii-V-I에서 V7을 bII7로
🎸 기타리스트 팁
트라이톤 대리를 연습할 때 5번줄 루트와 6번줄 루트 폼을 모두 익혀두세요. G7(3fr, 6번줄 루트)과 Db7(4fr, 5번줄 루트)은 지판에서 바로 옆에 있어 전환이 자연스럽습니다.
연습 3: 모달 인터체인지 – IV → iv 교체
연습 4: 종합 연습 – 12키 순환
ii-V-I 진행에서 V7을 트라이톤 대리로 교체하는 연습을 12개 키 모두에서 진행합니다.
| Key | ii | V7 (원본) | bII7 (대리) | I |
|---|---|---|---|---|
| C | Dm7 | G7 | Db7 | CMaj7 |
| G | Am7 | D7 | Ab7 | GMaj7 |
| D | Em7 | A7 | Eb7 | DMaj7 |
| A | Bm7 | E7 | Bb7 | AMaj7 |
| E | F#m7 | B7 | F7 | EMaj7 |
| F | Gm7 | C7 | Gb7 | FMaj7 |
6. 대리코드 적용 시 반드시 피해야 할 실수

실수 1: 멜로디와 b9 충돌
대리코드의 구성음과 멜로디 사이에 반음 관계(b9)가 생기면 심각한 불협화음이 발생합니다. V7(b9)처럼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 충돌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실수 2: 마이너 코드 위 (트라이톤) 충돌
마이너 7th 코드의 3rd와 멜로디 사이에 트라이톤이 생기면, 마이너 코드의 성격이 파괴됩니다. 이 충돌은 코드를 도미넌트처럼 들리게 만들어 기능을 왜곡합니다.
실수 3: 과도한 하모닉 리듬
대리코드에 빠지면 매 박마다 코드를 바꾸고 싶은 유혹이 생깁니다. 그러나 코드가 너무 자주 바뀌면 멜로디가 묻히고 진행이 산만해집니다. 중급 템포 이상에서는 한 마디에 1~2개 코드가 적당합니다.
⚠️ 실수 4: 기능을 무시한 교체
“멋있어 보여서” 아무 코드나 넣으면 진행이 붕괴됩니다. 대리코드는 반드시 원래 코드와 동일한 기능을 가져야 합니다. 토닉 자리에 도미넌트를, 서브도미넌트 자리에 토닉을 넣으면 음악이 방향을 잃습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FAQ)

📍 정리하며
대리코드는 단순한 “코드 교체” 테크닉이 아닙니다. 화성의 기능을 깊이 이해하고, 그 기능을 유지하면서 색채를 변화시키는 음악적 사고 방식입니다. 기능 대리로 시작해 트라이톤 대리, 모달 인터체인지까지 단계적으로 익히면, 같은 멜로디에서도 수십 가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오늘 배운 ii-V-I 진행의 트라이톤 대리부터 시작해보세요. 지판 위에서 반음 하행하는 베이스 라인이 손에 익는 순간, 당신의 연주는 다음 단계로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