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클리셰와 스테이 패턴
Am 코드 하나를 4마디 동안 유지해야 하는 상황. 그냥 치면 지루하다. 그런데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 인트로를 들어보면 Am이 4마디나 계속되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비밀은 베이스 라인에 있다. A에서 G#, G, F#으로 반음씩 내려가면서 코드 내부에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이게 바로 라인 클리셰(Line Cliché)다. 코드는 정지해 있지만 내부의 한 음이 계속 이동하면서 청자의 귀를 사로잡는다. 반대로 베이스 음 하나를 꽉 붙잡고 위에서 코드가 변화하면? 그건 스테이 패턴(Stay Pattern), 정확히는 페달 포인트(Pedal Point)라고 부른다. Van Halen의 Jump에서 키보드가 같은 베이스 음을 유지하면서 코드를 바꿔가는 그 느낌이다.
두 기법 모두 기타 연주에서 단조로운 코드 진행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핵심 도구다. 이 글에서 각 기법의 정확한 정의, 음악적 원리, 그리고 기타 지판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전 보이싱까지 모두 다룬다.
📌 (핵심 요약)
- 라인 클리셰: 코드는 고정 + 내성 1개가 반음계로 이동 → 움직임 생성
- 스테이 패턴: 베이스 고정 + 위에서 코드가 변화 → 긴장감 조성
- 공통점: 둘 다 ‘고정 vs 이동’의 대비를 활용한 보이스 리딩 기법
- 대표곡: Stairway to Heaven, My Funny Valentine, Time In A Bottle
- 적용 위치: 주로 Im(토닉 마이너) 코드에서 사용, IVmaj7이나 IIm7에도 확장 가능
📋 목차
- 라인 클리셰(Line Cliché)란 무엇인가
- 라인 클리셰의 핵심 공식과 코드 진행
- 기타 지판에서의 라인 클리셰 적용법
- 스테이 패턴(Pedal Point)의 원리
- 스테이 패턴의 실전 활용
- 라인 클리셰 vs 스테이 패턴 비교 분석
- 자주 묻는 질문(FAQ)
1. 라인 클리셰(Line Cliché)란 무엇인가

라인 클리셰는 단일 코드가 유지되는 동안 그 코드의 구성음 중 하나가 반음계(chromatic) 또는 온음계(diatonic)로 순차 진행하는 기법이다. Berklee College of Music의 리하모니제이션 교재에서는 이를 “정지된 코드(stationary chord) 위에서 단선율적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기법”으로 정의한다.
쉽게 말해, 코드 이름은 Am으로 똑같은데 그 안에서 한 음만 조금씩 변한다. 청자는 코드가 바뀌지 않았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뭔가 움직이는’ 느낌을 받는다. 이 ‘미묘한 움직임’이 라인 클리셰의 핵심이다.
라인 클리셰가 사용되는 이유
화성 진행이 멈춰 있을 때 음악은 정체된다. 특히 토닉 코드가 여러 마디 지속되면 긴장-이완의 드라마가 사라진다. 라인 클리셰는 이 문제를 해결한다.
- 모멘텀(momentum) 부여: 정적인 구간에 선율적 흐름을 추가
- 화성적 색채 변화: 동일 코드 내에서 maj7 → 7 → 6 등 미묘한 색깔 전환
- 베이스 라인의 방향성: 크로매틱 하행/상행으로 다음 섹션 예고
💡 핵심 인사이트:
라인 클리셰의 움직이는 음은 대부분 코드의 루트(Root) 또는 5도 음이다. 3도 음이 움직이면 코드 성격 자체가 바뀌기 때문에 클리셰라고 부르기 어려워진다.
2. 라인 클리셰의 핵심 공식과 코드 진행

라인 클리셰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행형(descending)과 상행형(ascending)입니다. 하행형이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며, 대부분의 유명곡들이 이 패턴을 따릅니다.
하행 마이너 클리셰 (가장 대표적)
마이너 코드에서 루트 음이 반음씩 내려가는 형태입니다.
공식: Im → Im(maj7) → Im7 → Im6
Key of Am:
Code: Am → Am(maj7) → Am7 → Am6
Root: A G# G F#
Degree: 1 maj7 b7 6
이 진행에서 루트 음 A가 G#, G, F#으로 반음씩 내려갑니다. 코드 이름은 전부 “Am 계열”이지만 실제로는 4개의 서로 다른 사운드가 생성됩니다.
베이스 라인 하행 클리셰 (Stairway to Heaven 스타일)
위의 공식에 베이스 라인을 명시적으로 분리하면 더 극적인 효과가 납니다.
Code: Am → Am9/G# → C/G → D/F#
Bass: A G# G F#※ Am9/G#은 Am(maj7)의 add9 버전
※ C/G는 Am7/G의 치환 (같은 구성음)
상행 마이너 클리셰
5도 음이 반음씩 올라가는 형태입니다.
상행 공식: Im → Im(#5) → Im6 → Im(#5)
Key of Am:
Code: Am → Am(#5) → Am6 → Am(#5)
5th: E F(E#) F# F
3. 기타 지판에서의 라인 클리셰 적용법
라인 클리셰의 핵심은 움직이는 음만 바꾸고 나머지는 고정하는 것입니다. 오픈 코드 폼에서 억지로 베이스를 움직이기보다, 내성(Internal Voice)을 활용하면 훨씬 연주하기 편합니다.
📍 Am 라인 클리셰 (4번줄 내성 이동)
가장 실전적인 폼입니다. 1, 2, 3번 줄은 5프렛 바(Barre)로 고정하고, 4번 줄의 주황색 음만 A(7) → G#(6) → G(5) → F#(4)로 한 칸씩 이동합니다.
4fr5fr6fr7fr8fr
오픈 코드 활용 – 베이스 이동형 (수정됨)
오픈 Am 폼을 그대로 잡고 베이스만 내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베이스가 바뀔 때마다 코드 폼을 유연하게 바꿔줘야 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국룰’ 진행입니다.
해법: G# 베이스일 때 E7/G# 폼을 활용하세요.Am E7/G# Am7/G D/F#
e|—-0———-0———-0———-2—-|
B|—-1———-0———-1———-3—-|
G|—-2———-1———-0———-2—-|
D|—-2———-0———-2———-0—-|
A|—-0———-2———-x———-x—-|
E|—-x———-4———-3———-2—-|
(개방) (새끼/약지) (약지) (엄지)
💡 포인트: 두 번째 코드(E7/G#)에서 6번 줄 4프렛을 새끼(또는 약지)손가락으로 잡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E7 폼을 잡으면 무리 없이 G# 베이스를 낼 수 있습니다.
4. 스테이 패턴(Pedal Point)의 원리

스테이 패턴은 “베이스 고정 + 코드 변화”입니다. 음악 이론에서는 이를 페달 포인트(Pedal Point)라고 부릅니다.
📍 토닉 페달 포인트 (C Major Key)
5번 줄 3프렛(C) 베이스는 고정된 상태(빨간색)에서, 위쪽 코드 구성음이 F와 G로 변하는 것을 시각화했습니다. 3번 줄 4프렛의 B음을 확인하세요.
1fr2fr3fr4fr5fr
페달 포인트의 두 가지 유형
- 토닉 페달 (I): 1도 음을 베이스로 유지 (안정감, 웅장함)
- 도미넌트 페달 (V): 5도 음을 베이스로 유지 (긴장감, 서스펜스)
5. 스테이 패턴의 실전 활용

도미넌트 페달 – 긴장감 조성
클라이맥스 직전, 브릿지에서 코러스로 넘어가기 전에 도미넌트 페달이 자주 사용됩니다.
Key of G: D(페달) 위에서 코드 체인지
Em/D → C/D → D → G
e|–0———–0———–2———–3–|
B|–0———–1———–3———–0–|
G|–0———–0———–2———–0–|
D|–0———–0———–0———–0–| (4번줄 개방현 D 유지)
A|–2———–3———–x———–x–|
E|–x———–x———–x———–3–|
진행: VIm/V → IV/V → V → I (해결)
정적 화성 (Vamp / One-Chord Groove)
코드 진행 자체가 없거나 최소화되고, 대신 리프(riff)나 멜로디가 음악적 흥미를 담당합니다. James Brown의 Sex Machine(E9 코드 유지)이나 Miles Davis의 So What(Dm7 유지)이 대표적입니다.
“`
6. 라인 클리셰 vs 스테이 패턴 비교 분석

| 구분 | 라인 클리셰 | 스테이 패턴 (페달 포인트) |
|---|---|---|
| 핵심 동작 | 코드 고정 + 내성(1음)이 이동 | 베이스 고정 + 상단 코드가 변화 |
| 주요 목적 | 정적 코드에 선율적 움직임 부여 | 화성적 긴장감 또는 안정감 조성 |
| 특징적 사운드 | 반음계로 변하는 미묘한 색채 | 묵직한 베이스 위 다이나믹한 변화 |
| 이동 방향 | 주로 하행 (상행도 가능) | 베이스는 고정, 코드만 자유롭게 |
| 대표 사용처 | 버스, 인트로, 발라드 진행 | 클라이맥스, 브릿지, 아웃트로 |
| 대표곡 | Stairway to Heaven, My Funny Valentine | Jump, Hey Jude (코다) |
🎯 실전 선택 기준:
- 같은 코드가 2마디 이상 지속될 때 → 라인 클리셰 (내부에 움직임 추가)
- 여러 코드가 빠르게 바뀌는데 통일감이 필요할 때 → 페달 포인트 (베이스로 고정)
-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해결을 지연시키고 싶을 때 → 도미넌트 페달
- 안정적이고 웅장한 종결감이 필요할 때 → 토닉 페달
7.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라인 클리셰에서 움직이는 음은 꼭 반음씩 가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다. 반음계(chromatic) 진행이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적이지만, 온음계(diatonic) 진행도 가능하다. Berklee 교재에서는 “에올리안 라인 클리셰(Aeolian Line Cliché)”를 별도로 소개한다. 이건 에올리안 모드(자연단음계)에서 도출된 음으로만 움직이는 패턴이다.
예를 들어 Am에서 A → G → F → E로 온음 포함해서 이동하면 “에올리안 클리셰”가 된다. 반음계 진행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중요한 건 멜로디와의 충돌을 피하는 것이다. 클리셰의 이동 음이 멜로디와 불협화음을 만들면 온음 진행으로 전환해야 한다.
실전에서는 반음과 온음을 혼합해서 쓰는 경우도 많다. Stairway to Heaven도 엄밀히 보면 순수 반음 진행이 아니다. 원칙에 집착하기보다 귀로 듣고 자연스러운 쪽을 선택하면 된다.
Q2. 라인 클리셰는 마이너 코드에서만 쓸 수 있나요?
아니다. 마이너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건 사실이지만, 메이저 코드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메이저에서는 주로 5도 음이 #5를 거쳐 6도로 올라가는 상행 클리셰가 쓰인다.
Berklee 교재에서 제시하는 메이저 클리셰 예시: Bb → Bb(#5) → Bb6 → Bb(#5). 이 진행은 토닉 메이저 코드에 상행하는 색채감을 더한다. 5도인 F가 F#(=#5)를 거쳐 G(=6)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패턴이다.
다만 메이저 클리셰는 마이너만큼 “틀에 박힌 클리셰”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클리셰(진부한 표현)”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선하게 들릴 수 있다. 자신만의 진행을 실험해볼 여지가 크다.
Q3. 페달 포인트를 쓸 때 위의 코드가 베이스와 불협화음이어도 괜찮은 건가요?
괜찮다. 오히려 페달 포인트의 핵심 매력이 바로 그 불협화음에서 나온다. 19세기 화성학 원칙에서도 “페달 음에 대한 불협화음은 일반적인 해결 규칙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한다.
예를 들어 C 페달 위에 F 코드가 오면 C와 F가 완전 4도 관계로 일종의 불협화음을 형성한다. 하지만 C 페달이 전체 문맥(“여기는 C 키야”)을 잡아주기 때문에 청자는 혼란스럽지 않다. 오히려 긴장감이 고조되고, 마지막에 C로 해결될 때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단, 상단 성부들 사이의 불협화음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페달 음과 상단의 관계만 예외가 적용되는 것이다.
Q4. 라인 클리셰의 하모닉 리듬(코드 바꾸는 속도)은 어떻게 설정하나요?
템포에 반비례한다. 곡이 빠르면 하모닉 리듬을 느리게, 곡이 느리면 하모닉 리듬을 빠르게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다. Berklee 교재에서는 이렇게 정리한다:
- 느린 템포: 마디당 2개 코드 (2박마다 변경) – 충분한 색채 변화
- 보통 템포: 마디당 1개 코드 (4박마다 변경) – 가장 일반적
- 빠른 템포: 2마디당 1개 코드 – 너무 빨리 바뀌면 인식 안 됨
템포가 매우 빠른 곡에서 1박마다 클리셰 코드를 바꾸면 청자가 “움직임”을 인식하기 전에 다음으로 넘어가버린다. 클리셰의 핵심은 “변화를 느끼게 하는 것”이므로, 청자가 인식할 수 있는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Q5. 라인 클리셰와 패싱 세븐스(Passing 7ths)의 차이는 뭔가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구분된다. 라인 클리셰는 코드의 핵심 구성음(루트 또는 5도)이 반음계로 이동하면서 코드 이름 자체가 바뀌는 현상이다. Am → Am(maj7) → Am7처럼 코드 이름에 7, maj7, 6 등이 붙는다.
반면 패싱 세븐스는 베이스가 코드의 7도 음 위에 잠시 경유하면서 만들어지는 전위 코드다. 예를 들어 G7/F(= G7의 3전위)가 C로 해결되기 전에 잠깐 등장하는 경우다. 코드 구성음 자체가 바뀌는 게 아니라 베이스 음만 이동한다.
Berklee 교재에서는 두 기법을 결합해서 쓰는 예시도 제시한다. 라인 클리셰로 Am → Am(maj7) → Am7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베이스를 A → G# → G → F#로 분리하면 “라인 클리셰 + 패싱 베이스”가 된다. Stairway to Heaven이 정확히 이 조합이다.
✅ 정리: 라인 클리셰와 스테이 패턴 핵심
두 기법 모두 “고정 vs 이동”의 대비를 활용한다. 라인 클리셰는 코드를 고정하고 내성을 움직이며, 페달 포인트는 베이스를 고정하고 코드를 움직인다.
- 정적인 코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다면 → 라인 클리셰
- 화성 진행에 통일감과 긴장감을 주고 싶다면 → 페달 포인트
- 둘 다 기타 지판에서 한 손가락만 움직이면 구현 가능
화성학을 공부할 때 이론과 소리를 분리하면 안 된다. 이 글에서 소개한 모든 코드 진행을 직접 기타로 쳐보고, 귀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다. Am에서 Am(maj7)로 넘어갈 때 그 미묘한 색깔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아무리 이론을 외워도 실전에서 쓸 수 없다.
오늘 소개한 라인 클리셰와 페달 포인트는 20세기 팝, 록, 재즈 전반에 걸쳐 수없이 사용된 기법들이다. 그만큼 검증되었고, 그만큼 효과적이다. 자신의 곡이나 즉흥 연주에 적극적으로 적용해보길 권한다.